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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풍력 입찰 역대급 물량 선정에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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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해상풍력 프로젝트 총 1,786MW 선정
중국 공급망 허용 신호에 업계 셈법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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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상반기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선정 결과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2022년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이 도입된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규모의 해상풍력 선정용량 결과가 나왔다. 해상풍력 보급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과 발전단가 인하를 목표로 한 정부 정책 기조가 이번 입찰 결과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6월 30일 해상풍력만 진행된 올해 상반기 풍력 경쟁입찰의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풍력 경쟁입찰에는 ▲고정식 4개(1,598MW) ▲부유식 3개(1,498MW) ▲공공주도형 2개(560MW)를 합쳐 총 3,656MW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고정식 3개(1,094MW) ▲부유식 1개(532MW) ▲공공주도형 1개(160MW) 총 1,786MW가 최종 선정됐다.

정부는 앞서 ▲고정식 1,000MW 내외 ▲부유식 400MW 내외 ▲공공주도형 400MW 내외로 나눠 총 1,800MW 내외 규모를 공고한 바 있다. 그동안 다섯 차례 진행된 해상풍력 입찰 가운데 가장 많은 공고물량이 나왔을 뿐만 아니라 전체 평균 경쟁률도 2대 1을 넘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상반기 풍력 입찰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던 한빛해상풍력(340MW)이 선정 사업자에 이름을 올리면서 입찰 시장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사업자들의 공급망 설계 방향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풍력터빈을 국내 기업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입찰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향후 유사한 형태로 국내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중국 공급망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CIP, 고정식·부유식 동시 낙찰
올해 상반기 풍력 입찰에 선정된 고정식해상풍력 프로젝트는 ▲굴업도해상풍력(250MW) ▲한빛해상풍력(340MW) ▲해송3해상풍력(504MW) 3개로 총 1,094MW 규모다.

다만 최종 선정물량이 공고용량을 넘어선 상황이라 3순위 사업자는 초과용량에 한해 별도 계약단가를 적용받는다. 입찰 공고에 따르면 초과용량에 대해선 입찰 참여사업 가운데 해당 사업의 입찰가격 기준 차상위 사업자의 입찰가격을 적용해 가중평균한 단가로 REC 매매계약을 체결하도록 돼 있다.

풍력업계는 한빛해상풍력이 세 번째 입찰에 도전하는 만큼 파격적으로 낮은 수준의 입찰가격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아 경우에 따라 초과용량의 계약단가도 대폭 떨어져 해당 사업자의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CIP는 이번 고정식 입찰에 해송1과 해송3 두 개 프로젝트를 함께 제출했지만 해송3해상풍력 한 개만 최종 선정됐다. 효율적인 프로젝트 개발을 위해 두 개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 하반기 입찰 준비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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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W 내외가 공고된 부유식해상풍력 입찰에서는 예상대로 한 개 프로젝트만 선정됐다. 풍력터빈 현지화 등 국내 공급망 협력 계획을 담아 정성평가 점수를 쌓은 해울이2 부유식해상풍력(532MW)이 최종 낙찰됐다.

부유식해상풍력의 경우 직전 입찰 대비 kWh당 1.465원 줄어든 175.1원의 상한가격이 제시돼 최종투자결정(FID)까지 도달하려면 비용 효율적인 개발 전략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사업자인 CIP는 개발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울이3 부유식해상풍력과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CIP는 상반기 입찰에서 고정식과 부유식 총 2개 프로젝트를 낙찰받는 성과를 냈지만 연속 사업 성격상 하반기 입찰에서도 나머지 2개 사업이 선정돼야 속도감 있는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도별 해상풍력 입찰 선정용량
공공주도형, 공고용량 못 미쳐··· 평가 기준 재확인
400MW 내외가 공고된 공공주도형 입찰에서는 금오도해상풍력(160MW) 하나만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국내 풍력터빈을 적용한 프로젝트만 최종 선정되면서 공공주도형 입찰의 평가 기준이 명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업계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금오도와 장보고 프로젝트 모두 선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장보고해상풍력(400MW)의 경우 공기업 지분이 절반을 넘을 뿐만 아니라 참여 기업 모두 국내 기업이라 정성평가에서 긍정적인 점수가 예상됐다.

다만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국내 투자와 고용창출, 공급망 기여도 등 산업·경제효과 평가지표 기준에 못 미치는 프로젝트의 경우 공고용량과 무관하게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에 발목이 잡혀 탈락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과로 공공주도형 입찰에 대한 평가 기준과 방향성은 보다 선명해졌다. 우선 국내 기업이 공급하는 풍력터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우에 따라 해외 풍력터빈을 사용하더라도 산업·경제효과를 감안해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현지화 작업이 수반돼야 평가지표 최저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빛해상풍력 선정으로 중국 공급망 논란 재점화
풍력업계가 이번 상반기 입찰에서 가장 주목한 대목은 한빛해상풍력의 선정 여부였다. 발전단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 사업자 입장에서 환율과 금리 리스크 같이 직접 손쓸 수 없는 부문을 제외하고 개발비용을 낮출 수 있는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중국 공급망 활용이기 때문이다.

한빛해상풍력에는 유니슨이 벤시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사천공장에서 조립·생산하는 13.6MW급 풍력터빈(GWH252)이 설치될 예정이다.

벤시스는 중국 풍력터빈 제조사인 골드윈드가 2008년 인수한 독일 회사로 지분 70%를 모기업인 골드윈드에서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골드윈드가 경영권을 보유한 독일 자회사인 셈이다. 회사 홈페이지에 1.5~7MW급 풍력터빈을 생산·공급하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유니슨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벤시스 이름으로 골드윈드 풍력터빈을 판매하고 있다”며 “비즈니스 전략의 일환으로 현지 시장 상황에 따라 골드윈드 모델을 벤시스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입찰도 중국 변수 주목
그동안 정부는 풍력 입찰 평가 시 특정 국가의 공급망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렇다고 중국 공급망 사용을 허용한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내비치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중국 공급망 활용 여부는 사업자 판단에 맡겨져 왔다.

2022년 풍력 입찰이 처음 도입된 이래 중국 풍력터빈을 적용한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선정된 사례는 2023년 입찰이 유일하다. 당시 고창해상풍력(76.2MW)이 밍양 6.35MW급 풍력터빈을 내세워 입찰에 선정된 바 있다. 낙월해상풍력(364.8MW)도 벤시스의 5.7MW급 풍력터빈을 채택해 입찰에서 낙찰 받았다.

2023년 이후 2년 동안 해상풍력 입찰이 두 차례 더 열렸지만 중국 풍력터빈을 사용하겠다고 나섰던 프로젝트는 계속 고배를 마셨다. 이 같은 입찰 결과는 사업자를 비롯한 업계 전반에 중국 공급망 사용이 입찰에서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정책 신호로 받아들여졌다는 게 산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즉 사업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입찰을 준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국 공급망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번 입찰에서 기존 평가 기조와 다른 양상을 보여줘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입찰 결과에 업계가 당혹스러워하는 것은 중국 공급망 사용을 허용했다는 점이라기보다는 기존과 다른 평가 기준을 적용하기에 앞서 사업자들과 평가 방향성을 공유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깔려 있다”며 “국내 공급망을 사용하면서 개발비용까지 낮춰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서 정부가 중국 공급망 이용을 허용한다면 이를 반대할 사업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장 하반기 입찰부터 중국 풍력터빈 사용을 검토하려는 사업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한빛해상풍력 사례로 중국 풍력터빈을 국내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된 만큼 꾸준히 한국 시장 진출을 시도해온 상해전기와 밍양도 이번 입찰 결과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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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경쟁입찰 상한가격 추이(육지 기준)
태양광 이어 해상풍력도 국내 공급망 흔들리나
중국 공급망을 사용한 프로젝트가 풍력 입찰에 선정되면서 향후 국내 풍력 시장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공공주도형을 제외한 일반 입찰 시장에서 중국 공급망을 활용하려는 사업자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입찰 상한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평가점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입찰가격이 당락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하게 된 상황에서 이번 입찰 결과는 중국 공급망의 국내 시장 진출을 촉발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공급망 기업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해상풍력 보급은 늘어나더라도 국내 공급망의 참여 비중은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영국을 포함한 EU 주요 국가들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에너지 안보 이외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국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켜 공급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국내 태양광 시장은 중국 공급망에 잠식돼 관련 산업의 축소나 철수를 경험한 바 있다”며 “해상풍력 보급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발전단가를 낮추려는 정책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접근 방식에 대한 정책적 명분과 산업계 공감대 확보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상풍력 발전단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비용 경쟁력이 높은 중국 풍력터빈을 국내 기업이 라이선스 방식으로 생산·공급하는 게 보급 확대와 국내 산업 생태계 육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기술이전을 통해 그동안 반복돼온 대형 풍력터빈 개발 격차를 줄이고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풍력업계 다른 관계자는 “해외 풍력터빈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중국산이냐 유럽산이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얼마나 내재화해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유지보수 역량까지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라이선스 계약이 단순 조립 생산에 그치지 않고 기술 축적과 국내 부품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중국산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일렉트릭파워(http://www.epj.co.kr)